
청첩장을 받고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식 날짜가 가까워지자 봉투 앞에서 손이 멈춥니다.
5만원.
10만원.

둘 다 못 낼 돈은 아닌데, 어느 쪽을 넣어야 할지가 애매합니다.
아주 친한 친구라면 오히려 쉽습니다.
문제는 그 중간쯤 되는 사람입니다.
💌 5만원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요즘 축의금 이야기를 찾아보면
10만원이라는 숫자가 부쩍 많이 보입니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축의금 이체 533만 건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변화가 보입니다.
2025년에는 5만원이 42.3%로 가장 많았고,
10만원이 39.7%로 바로 뒤를 이었습니다.
5만원은 여전히 가장 많이 오가는 금액입니다.
다만 2023년과 비교하면 5만원 비중은 줄었고 10만원 비중은 늘었습니다.
5만원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달라진 건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5만원을 꺼내기가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 5만원을 넣고 나면 식대가 생각납니다
5만원을 망설이게 된 데에는 오른 예식 비용도 한몫합니다.
한국소비자원 조사에서
2025년 12월 기준 전국 예식장 1인당 식대 중간가격은 5만8천원이었습니다.
서울 강남 지역은 9만원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러니 봉투에 5만원을 넣어놓고도 이상한 계산을 하게 됩니다.
“나 밥 먹어도 되나?”
그런데 축의금이 밥값은 아니잖아요.
식대가 6만원이면 축의금도 최소 6만원이어야 하고,
호텔 식대가 10만원이면 축의금도 10만원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그렇게 가면 축의금은 어느 순간 결혼식 참가비가 됩니다.
예식 비용이 오른 건 분명합니다.
그 때문에 5만원이 더 신경 쓰이게 된 것도 맞습니다.
그래도 식대가 사람 사이의 가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 진짜 어려운 건 이런 사람입니다
회사에서는 매일 보는데 퇴근하고 따로 연락한 적은 없는 동료.
만나면 반갑지만 둘이서 밥 먹은 건 몇 년 전인 친구.
단체방에서는 계속 보고 있는데 개인톡은 언제 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사람.
바로 이런 사이입니다.
5만원을 넣으면 조금 적은 것 같고,
10만원을 넣으려니 갑자기 우리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직장동료는 얼마, 친구는 얼마 같은 표만 보고 정하면 오히려 애매합니다.
같은 직장동료라도 매일 붙어 일하는 사람과
엘리베이터에서 가끔 인사하는 사람은 전혀 다릅니다.
금액부터 정하기보다 내가 이 사람과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먼저 떠올려보는 게 낫습니다.
💸 그런데 이번 달 결혼식이 세 개라면?
한 번은 10만원입니다.
세 번이면 30만원입니다.
거기에 교통비가 들고, 멀리 가면 하루 일정도 비워야 합니다.
그때부터 축의금은 인간관계 문제이면서 이번 달 생활비 문제가 됩니다.
남들이 다 10만원 한다고 내 생활비까지 무리할 이유는 없습니다.
내가 부담할 수 있는 금액도 축의금을 정할 때 당연히 들어가야 할 기준입니다.
축하는 오래 남지만 카드값도 다음 달까지 남습니다. 😅
📒 예전에 받은 적이 있다면 고민이 빨리 끝나기도 합니다
한참 고민하다가 아주 현실적인 기준이 하나 튀어나올 때가 있습니다.
“이 사람 나한테 얼마 했더라?”
예전 계좌이체 내역을 검색합니다.
이름이 나옵니다.
100,000원.
아.
고민 끝. 😂
서로 경조사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면
요즘 평균보다 그때 주고받았던 금액이 훨씬 강한 기준이 됩니다.
🧭 그래서 5만원 해도 괜찮을까?

괜찮습니다. 5만원이 결례가 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축의금 이체에서도 여전히 5만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다만 10만원을 선택하는 비중이 늘면서
예전보다 관계와 상황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습니다.
금액이 애매하다면 이 정도만 보면 됩니다.
얼마나 가까운 사람인지.
직접 참석하는지.
예전에 서로 주고받은 금액이 있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무리하지 않는 금액인지.
봉투 앞에서 한참 고민했는데,
그 사람과 내가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생각해보니 금액은 의외로 금방 정해집니다.
봉투에 넣고 이름을 씁니다.
이제 결혼식에 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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